몸이 힘든 육아 vs 마음이 힘든 육아

  • 2016.03.03 오후 5:57:13

몸이 힘든 육아 vs 마음이 힘든 육아

-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희 교수





2013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2 보육실태조사’(2012년 3월~2013년 3월, 1년에 걸쳐 조사)에서

 맞벌이 부모는 전체 부모 중 37.1%이며, 부부 전체를 비율 중 35.1%가 영아의 양육을 조부모로부터

도움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별 가장 필요한 양육지원서비스 제공자로는 만2세미만 까지는 조부모, 만2~4세는 어린이집,

만4~5세는 유치원이라고 응답해 만2세미만의 아이는 조부모의 조력이 불가피함을 나타냈습니다.

 심지어 보육/교육 기관에 아이를 보내기 위해 대기한 경험이 있는 부모는 22.6%나 되고,

평균 대기기간은 6.4개월로 나타나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도 어렵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아이를 신경 쓰기 힘든 엄마, 그리고 손주 볼때와 딸을 키울때가 사뭇 달라 

신체적 불편함이 따르는 할머니간의 갈등이 우려되는데요. 각각 어떤 불편함이 따르고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해야할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Chapter1. 몸이 힘든, 할머니의 육아

 

  • “할머니 안아줘요~” 손목, 허리, 무릎 관절에 주의!

할머니들 사이에서 손주병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질병이 있습니다. 손목 건초염, 척추 통증 등 

울고 보채는 어린아이들을 안고 어르다 보면 발생하기 쉬운 증상을 말합니다.


이런 경우, 폐경 이후로 골다공증 위험이 높고 연골 건강이 좋지 않은 중년 여성들이라면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 이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기를 안거나 업는 시간을 30분 이내로 제한하고, 아이를 안을 때는

 오른쪽 팔과 왼쪽 팔을 번갈아 가면서 사용해 무게가 한 쪽으로 집중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면 무릎 연골 파열, 허리디스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합시다. 



  • 뒤늦게 애 키우다보니 신경쓸 게 많아요” 심혈관 질환에 주의!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팀 조사결과에 따르면 손주를 돌보는 사람의 심근 경색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대체로 부가적인 스트레스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요. 

손주의 양육 방식 문제로 인해 자녀와 트러블을 겪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지병이 있는 사람은 겨울철에 혈관의 수축으로 혈압이 상승하여 뇌졸중까지 유발할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할머니~ 사탕 주세요~혈당 관리에 유의!

육아를 하다 보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식단을 짜기 마련입니다. 아이가 편식을 한다면 더욱

영양소가 한쪽으로 치우치게됩니다.


가공식품, 과자류, 케첩 등과 같은 소스 등 어린이 입맛에 맞는 음식들을 함께 섭취하다보면 고혈당,

고지혈증, 당뇨 등의 질환에 노출되기 쉬우므로 번거롭더라도 아이들과 식단을 구분하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Chapter2. 마음이 힘든 엄마의 육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엄마들의 25.2%가 경력단절이 경험이 있고, 가장 큰 이유를 '아이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서'를 꼽는데요. 외벌이로는 높은 물가를 감당하기 어려워 취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는 엄마들이 늘고 있고, 직장생활에 바쁜 엄마들은 고육지책으로 조부모에게 S.O.S.를 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를 어린이집이 아닌 조부모에게 맡긴하고 해서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본인이 직접 육아를

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안타까움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항상 함께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기 쉽고, 육아 문제로 부모 혹은 시부모와 갈등을 빚게 되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몸은 덜 힘들더라도 마음이 힘든 육아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 완벽한 엄마는 없다마인드 콘트롤을 하자!

누구나 첫 아이를 가지면 난생 처음으로 엄마라는 존재가 되는 것 처럼, 완벽한 엄마는 있을 수 없습니다.

엄마로의 삶이 처음인 초보 엄마들은 이미 양육을 해본 엄마들 처럼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또한 엄마와 직장인으로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도 인지해야 합니다. 본인의

마인드 컨트롤이 선행되어야 아이와 가족, 그리고 본인의 행복을 잡을 수 있습니다.


 

  •  ‘완벽한 할머니도 없다육아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라!

육아법도 시대에 따라 변합니다. 할머니의 육아법이 구식처럼 느껴져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들은

어머니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베이비시터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할머니의 육아법을

일일이 교정하려고 들면 서로가 힘든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할머니 육아의 장점을 인지하고,

아이를 돌봐주시는 할머니가 힘들지 않게 집안일은 부부가 같이 도우며 부족한 부분은 직접

채워주겠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 동병상련을 나눠라고민을 나누자! 해결책이 생긴다!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같은 처지에 아이를 키우고 조부모 육아를 맡기는 워킹 맘만큼

말이 잘 통하는 상대는 없을 것입니다. 직장 워킹 맘끼리 점심시간을 함께하며 육아에 대한 문제를 서로

 공유하고 위로받는 시간을 가지며 노하우를 공유하고, 고민을 털어놓다 보면 해결책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나만 힘든 것, 나만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육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입니다.

 


  • 감사의 마음을 전해라부모님의 노고에 감사하자!

흔히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칭하며 무한한 애정을 이야기합니다.

속담 중에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 사랑은 없다 라는 말처럼,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보다

 자식이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크기는 어려운데요.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조부모님들이 이런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은 가족 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엄마가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아이를 돌보지 못한 죄책감보다 그동안 어머니께서 아이를 돌보느라 고생하신 것도

 함께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육아에 대한 비용 이외에 깜짝 선물이나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육아를

전담하는 할머니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엄마와 할머니 이외에 아빠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몸과 마음이 힘든 육아를 하고 있는 아내와 조부모에게

아이 아빠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일과 육아 두마리 토끼를 잡기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엄마에게 "오늘도 고생했어, 두가지 일을 하느라 힘들지?" 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 아이와 함께하느라 힘든

조부모에게는 "어머님 아버님, 저희 아이를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평소 집안일을 돕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이 집안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여간 힘든것이 아닙니다. 내 유년시절 나(혹은 남편)를 키우던 부모님이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내 아이를 돌봐준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힘든일인지 이해하고,

사회생활과 집안일을 겸하느라 힘든 딸 혹은 며느리의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하다보면

어느샌가 웃음꽃이 피어나는 가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