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자존감, 부모의 말에 달려 있다. 3편

  • 2015.12.15 오전 11:37:25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공감 대화법 3편

대망의 마지막 3편! 쉽고도 어려운 공감 대화법, 그래도 우리 아이를 위한 노력을 멈출 수는 없겠죠?

그럼 우리 지금 이 순간부터 아이와 마음을 열고 어루만져주는 공감다리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공감을 잘하는 부모가 공감 잘하는 아이를 만든다. 부모로부터 비난, 설득, 권고, 훈계를 듣는 대신 자신의 마음에 먼저 공감해주는 경험이 많은 아이는 자신이 귀하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부모의 공감능력에 힘입어 아이의 자아 가치는 높게 형성되며 그것을 바탕으로 친구들과 공감하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갖추게 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자신에 대해 당당하기 때문에 타인 앞에서 방어막을 치거나 방어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다. 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낮은 자아 가치를 숨기기 위해 방어막을 높게 치므로 상대방의 마음을 쉽게 읽어낼 수 없고 낮은 자아 가치를 숨기고자 방어적인 행동을 하므로 공감능력이 떨어진다. 아이의 낮은 자존감을 끌어올리려면 우선 낮은 자아 가치를 숨기려고 만든 아이의 방어막을 제거해 주어야 한다. 아이 스스로는 방어막을 부수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가 망치를 쥐어 주고 용기 있게 부수라고 격려해야한다. 망치는 부모의 말, 다시 말해 부모의 언어습관이다. 아이의 방어막뿐만 아니라 부모 마음에 쳐진 방어막도 함께 이 망치로 허물어야 한다. 부모 자신에게도 낮은 자아 가치를 숨기기 위해서 몇십 년간 쌓은 마음의 방어막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 간에 자리 잡은 마음의 방어막이허물어지면 그 다음에는 두 마음을 연결하는 공감다리를 건설해야 한다. 공감다리로 마음이 이어지면 비로소 진정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부모와 자식 간에 진정한 소통의 대화가 날마다 오가면 부모와 아이의 자존감은 함께 쑥쑥 올라간다.


▶공감 대화 5단계

1단계: 속마음을 드러내자

부모가 아이의 말에 공감한다는 것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해 주는 것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부모가 아이의 뜻을 일방적으로 이해하려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부모가 아이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숨긴 채로, 아이의 마음을 억지로 읽으려고 들면 부모와 아이 사이에 공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이와 진정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와 대화할 때 자신의 속마음이 노출되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래서 아이의 행동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너는~"이라고 하며 아이를 판단하는 식으로 말하기 쉽다. 예를 들어서 엄마가 아이에게 "너는 말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왜 그리 답답하니? 도대체 엄마가 몇 번을 설명해야 알아듣겠니?"라고 말한다면 이 표현에는 아이가 답답하다는 판단과 속상하다는 엄마의 감정이 들어가 있다. 또한 엄마가 "너는 항상 엄마 말을 한쪽 귀로 흘려들어"라고 말하는 판단 속에는 '엄마는 너와 진지한 대화를 하고 싶은데 네가 나의 의견을 흘려 듣기 때문에 속상하다'라는 부모의 감정과 바람이 들어가 있다. 자기 주관과 생각이 강한 아이일수록 부모로부터 일방적인 판단을 받으면 자신을 방어하려고 기를 쓴다. 그래서 아이와 진솔한 대화를 하고 싶다면 부모가 일방적으로 아이를 판단하는 대화가 아니라 부모의 감정과 바람을 먼저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자신이 원하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면 아이에게 바라는 부모의 바람이 충족될 가능성은 훨씬 더 커지기 때문이다.


2단계: 부탁하라

아이는 자기 맘대로 하더라도 그 결과를 통해 귀한 깨달음을 얻는다. 부모가 굳이 명령이나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상황이 아이에게 교훈을 주는 것이다. 아이가 위험해지는 일만 아니면 아이이 결정을 존중해 주는 '부탁하기'를 실천하는 것이 좋은 대화법이다. 아이가 억지로 부모의 강요에 순종하면 부모에 대한 불만이 싹틀 수 있다. 반면에 아이가 '부모의 부탁을 들어줄걸' 이라는 생각을 뒤늦게라도 하게 되면 부모에 대한 신뢰감이 두터워진다. 아이가 부모의 부탁을 거절하고 자신의 뜻대로 하겠다고 고집을 피울지라도 그냥 두도록 한다. 그것이 나중에는 아이의 행동을 확실히 고쳐주는 소중한 체험이 된다. 아이의 결정을 존중하되 아이에게 그에 따른 책임을 지워 주는 것, 이것이 부탁의 힘이다.

'부탁하기'는 부드럽고도 놀라운 네 가지 힘을 갖고 있다.

첫째, 부모의 부탁을 들어줄까 말까 고민하면서 아이의 사고력이 커진다.

둘째, 자신의 의견을 존중하는 부모의 말투를 통해서 아이의 자존감이 향상된다.

셋째, 아이는 부모의 부탁에 대해서 스스로 한 결정에 뒤따라오는 긍정적인 결과와 부정적인 결과를 함께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아이는 문제해결능력을 키워나가게 된다.

넷째, 부모의 부탁에 대해 주도적으로 결정을 내리면서 아이는 자기 인생에 대한 책임감도 자연스럽게 키우게 된다.

단, 아이의 건강이나 안전에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탁해야 한다. 부모와 아이가 하는 대화를 가면히 살펴보면 "~해, ~하라니까!"와 같이 강요하거나 명령하는 언어가 많다. 부모의 그런 말투에는 아이의 문제해결능력과 자주성을 무시하고 아이를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하려는 우월의식이 잠재해있다. 부모의 일방적인 명령과 강한 지시에는 자존감이 높은 아이일수록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해줄래?, ~하면 어떨까?, 네가 ~해주면 좋을 것 같아"라고 끝말만 바꾸어도 아이가 받아들이는 느낌이 확 달라진다.


3단계: 마음을 읽어주자

부모만 아이 마음을 알아주거나, 혹은 아이더러 부모의 뜻을 알아달라고 강요하는 일방통행식 대화로는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없다. 상대방의 뜻을 서로 같이 이해해야 공감대가 형성되고 소통하는 상호관계가 성립된다. 아이와 소통하려면 먼저 공감의 의미에 대해 되새겨봐야 한다. 아이들이 원인불명의 증세로 진료실을 찾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흔한 세 가지 증세가 복통, 두통, 빈뇨다. 이 증상의 원인을 찾기 위해 복부 초음파, 뇌 MRI, 소변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를 해도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들은 심리적인 원인으로 판명되는 사례가 많다. 정서적인 불안이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아이 마음에 쌓인 부정적인 감정이 신체 증상으로 나타날 때 부모는 으레 신체적인 질병이 아닌가 하고 걱정한다. 이런저런 검사를 해본 후에야 심리적인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이런 경우 부모들은 "아이에게 잘해주는데 왜 그럴까요?"라고 말한다.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에 공감해 주지 않고 훈계와 설득으로 꾹꾹 눌러버리면 그 감정은 아이의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마음 속의 어두운 감정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아달라고 몸부림을 친다. 어두운 감정들은 무시당하면 당할수록 갖가지 불안증세로 감정의 주인인 아이를 괴롭힌다. 현명한 부모는 예민한 탐지기로 아이 안에 감춰진 어두운 감정들을 찾아내 공감이라는 빛을 비춰준다. 그러면 드러난 어두운 감정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진다. 요즘에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마음껏 풀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예전보다 턱없이 부족하다. 놀이터나 길가에서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어렵고 위험요소도 여기저기 널려있다. 학원 다니느라 시간이 제약 또한 많다. 아이들의 심리치료를 대신 감당해주던 놀이로부터 아이들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핵가족화 때문에 가정에서 깔깔거리며 함께 놀 수 있는 형제,자매까지 부족해 놀이의 본능을 채우지 못한다.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공감이 더욱 절실하다. 아이들의 어두운 감정을 공감해 주는 자체만으로도 불안 심리를 치료해주는 효과가 있다.


4단계: 칭찬하라

아이는 칭찬을 먹고 자란다. 칭찬을 많이 받는 아이는 자신 안에 잠재해 있는 무한한가능성을 발휘해서 자신감 있게 인생의 역경을 헤쳐나간다. 칭찬은 아이가 미래에 풍성한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암시와도 같다. 부모의 칭찬은 아이가 위축되지 않고 자신감을 얻게하는 활력소다. 그러니 부모는 칭찬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아이를 키워야 한다. 아이가 부모의 칭찬을 그대로 믿게 하려면 칭찬을 함부로 남발해서도 안된다. 무조건적인 칭찬은 아이가 한 행동과 관계없이 무조건 해주는 것이다. 조건적인 칭찬은 아이가 칭찬받을 행동을 했을 떄만 해주는 칭찬을 말한다. 자신이 한 행동과 상관없이 늘 터지는 칭찬은 아이에게 무력감을 느끼게 하므로 좋지 않다. 이렇듯 칭찬의 법칙대로 지혜롭게 하면 자녀 양육에 유익한 점이 많다.


5단계: 안 된다고 말하기

 아이의 행동에는 울타리를 치는 것과 같은 규칙이 필요하다. 울타리 안에 있는 양떼는 질서를 지키며 평화롭게 지낸다. 하지만 울타리를 벗어나 넓은 초원에 풀어놓은 양들은 이리 저리 뛰어다녀 자유로워보이지만 곳곳에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규제 안에 있는 아이들은 도덕적, 정서적, 신체적으로 안락함을 느끼며 평안해한다. 하지만 규제를 벗어나 자유와 방임 속에 놓인 아이들은 무절제 속에 불안해하며 방황한다. 한계를 정해야 안정감이 생긴다. 한계를 설정하려면 울타리 같은 규칙들이 필요하다. 정해진 규칙을 어기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깨달으면서 아이들은 자란다. 부모의 권위를 세워주는 것은 엄격함이 아니다. 화나 매를 드는 것도 아니다. 그 비결은 바로 부모의 양면성에 있다. 부모는 동전 같은 양면성을 갖추고 있어야 권위가 생긴다. 부드러운 면과 단호한 면을 동시에 갖고 있으면서 부드러운면을 조금 더 보여주는 것이 부모의 권위를 견고하게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그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과 함께 규제할 때는 엄격한 모습을 동시에 갖춘다. 이때 엄격함보다 아이를 존중해 주는 것이 부모의 주된 모습이 되도록 한다.

둘째, 부모는 아이의 결정을 존중해주는 '부탁하기' 언어습관과 함께 부모의 뜻을 엄격하게 관철하는 '안된다고 말하기' 언어습관을 동시에 갖춘다. 이때 '안된다고 말하기'보다는 '부탁하기'가 부모의 주된 언어습관이 되도록 한다.

셋째, 아이를 규제할 떄는 단호함과 함께 아이가 받을 불편한 감정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함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이때 따뜻함보다 단호함이 부모의 주된 모습이어야 한다. 규제할 때 부모가 너무 수용적이고 너무 부드럽게 보이면 자칫 아이가 부모의 권위를 우습게 여길 수 있다.


AMANG 11월호 84P,lolworks@naver.com